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9-15 20:30

  • 오피니언 > 사설&칼럼

(윤문칠/ 여수섬섬 탐방 11) 남면 금오열도...‘금오도(金鰲島)’

기사입력 2026-08-25 15:38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여수의 동남단, 다도해의 깊은 품 안에 남면이 있다.

이곳의 중심은 금오도 우학리. 북쪽으로는 돌산읍과 화정면을 바라보고, 남쪽으로는 수많은 섬들이 어깨를 맞댄다.
 


바다 위에 흩뿌려진 섬들은 금오열도를 이루며, 여수의 푸른 바다와 사람들의 삶을 품고 있다. 남면은 우학리, 유송리, 심장리, 화태리, 월호리, 두라리, 횡간리, 두모리, 안도리, 연도리의 10개 법정리로 구성되어 있다.

 

10개의 유인도와 25개의 무인도가 함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산과 바다가 교차하는 절경이 이어진다.

 

가장 큰 섬은 금오도, 그리고 그 곁에 안도와 연도가 바다의 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섬마다 이름이 이야기가 되고, 바다마다 역사가 스며 있다.

 

남면의 역사는 깊다. 757년 신라 경덕왕 때는 여산현에 속했고,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돌산현과 순천부, 전라좌수영의 관할로 옮겨 다녔다.

 

난중일기에도 금오도의 이름이 등장한다. 충무공 이순신이 언급한 이 바다는 봉산(封山)으로 지정되어, 한때 사람의 거주조차 금지되던 땅이었지만 1789호구총수에는 이미 횡간도, 안도, 두리도, 수태도 등에 사람이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섬의 시간은 그렇게 오래된 바람 위에서 흘러왔다. 오늘날 남면은 육지와 바다를 잇는 다리의 시대를 맞았다. 화태도는 이미 화태대교를 통해 돌산과 이어졌고, 금오도와 안도 사이엔 2010년 안도대교가 놓였다. 863번 지방도는 17번 국도로 승격되어, 머지않아 금오도와 화태도를 잇는 연륙교로 이어질 계획이다.

 

배가 닿던 길이 차의 길로 바뀌었지만, 바다는 여전히 모든 길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이곳 남면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이기도 하다. 푸른 숲과 해변, 작은 포구들이 이어진 길에는 여전히 옛 여수의 정취가 남아 있다.
 

금오도 비렁길, 안도해수욕장, 그리고 메봉산에서 망산으로 이어지는 해안 등산로는 사계절 내내 걷는 이들의 마음을 붙잡는다.

 

금오도 고인돌, 안도 봉수대, 조동훈 영세불망비, 횡간도와 연도의 조개더미 유적 등섬마다 발굴된 유물은 이 바다가 오랜 세월 사람의 터전이었음을 증언한다.

 

섬마다의 풍경도 다르다.

금오도의 푸른 절벽, 안도의 하얀 모래, 연도의 고요한 물결, 화태도의 다리와 횡간도의 조용한 갯마을. 섬들은 저마다의 이름으로 하나의 풍경을 완성한다.

 

그 한가운데서 남면은 바다와 함께 한다.

바람이 말을 걸고, 물결이 대답하는, 여수의 가장 남쪽 끝 남면의 섬들이 오늘도 바다 위에 살고 있다.

 

     ▲ 금오도(金鰲島)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금오열도에 속한 가장 큰 섬이 금오도(金鰲島).

무인도인 세존도를 삼각선으로 잇는 두라리, 안도리, 연도리, 화태리, 횡간리, 월호리, 개도 등 30여 개의 유무인도가 함께 금오열도를 이룬다.

 

울창한 숲이 섬을 덮어 멀리서 보면 검게 보이기에 거무섬이라 불렸고, 그 이름이 변해 황금 거북의 섬금오도라 전해진다.

 

섬의 모양이 자라를 닮아 자라섬이라고도 했으며 면적은 27.0, 해안선 길이는 64.5, 2024년 기준 인구 1,341(688, 653), 870세대가 거주한다.

 

섬 중앙의 우학리는 남면의 행정 중심지로 면사무소가 있으며, 토지 이용은 논 1.14, 7.37, 임야 13.66로 구성되어 있다.

 

농업과 어업이 조화를 이루며, 고구마·보리··마늘 등이 생산되고 바다에서는 멸치·장어·삼치·미역 등이 잡힌다. 미역과 김 양식이 활발하며, 이 일대는 우리나라 최대의 감성돔 산란지로도 유명하다.

 

금오도의 산세는 장엄하다. 대부산 정상에 칼이봉(해발 272m), 옥녀봉, 그리고 남쪽의 망산(해발 344m)이 중심을 이루며 섬 전체가 마치 거북이 바다로 향해 나아가는 형상이다.

 

기암절벽과 절경이 이어지는 금오도의 해안길은 여수 10경 중 하나인 비렁길로 불린다. ‘비렁은 절벽을 뜻하는 여수 사투리로, 5개 코스로 구성된 해안 트레킹 코스가 전국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남쪽 안도와는 안도대교로 이어져 있어 섬과 섬이 바다 위에서 손을 잡고 있다. 금오도의 역사는 오랜 세월을 품고 있다. 조선 초기 1396년에는 돌산현 군천면의 전라좌도수군절도사 관할이었으며, 이후 전라도 순천부, 전라좌수영의 지휘 아래 있었다.

 

난중일기에는 금오도에 몰래 들어와 살던 이가 처벌된 기록이 있는데, 당시 금오도는 봉산(封山), 즉 나무 벌목이 금지된 지역으로 일반인의 거주가 제한되어 있었다.

 

1885, 귀양살이 중이던 이주회의 주청으로 허민령이 반포되며 비로소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할 수 있었다. 1896년 돌산군 금오면으로 출발해 1914년 여수군 남면으로 편입되었고,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이 통합되며 지금의 여수시 남면으로 불리게 되었다.

 

금오도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남아 있다. 예로부터 선녀 네 명이 이곳에 내려와 놀다가, 한 명의 옥녀가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인간과 인연을 맺어 우학리에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녀가 베를 짜던 마을이 직포’, 누에를 치던 곳이 모하’, 누에와 곡식을 교환하던 포구가 두포’, 그리고 아홉 골짜기의 절경이 함구미라 불린다. 이 섬의 이름과 마을마다의 지명에는 모두 그런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남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금오도의 바다는 언제나 고요하고, 하늘빛이 투명하다. 용의 머리를 닮은 용두리,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다가 드러나는 용두암 해저 동굴, 그리고 함구미 해변의 곡선미는 이 섬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라 불리는 이유를 보여준다.

 

기암절벽과 숲길, 그리고 비렁길을 걷다 보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바람의 결이 손끝에 닿는다.

 

낚시꾼에게는 천국이요, 여행자에게는 느림의 미학을 배우는 곳이다. 육지에서 금오도로 가는 길은 세 갈래다.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 돌산 신기항, 그리고 화정면 백야도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이 있다. 현재 금오도와 안도 사이에는 안도대교가 놓여 있으며, 차량도선과 여객선이 매일 운항한다.

 

배가 닿는 포구마다 사람들의 하루가 있고, 바다 위로는 여전히 하얀 갈매기들이 길을 안내한다. 남해의 중심, 금빛 자라의 섬 금오도는 지금도 천천히, 바다의 품 안에서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전) 전라남도 민선 교육의원
전라남도 명예예술인 
사) 여수수필문학회 이사장 윤문칠

 

금오도

 

열도에 큰 섬 하나,

황금 거북 금오도,

바다 위에 길게 누워 있다.

 

햇살이 비추는 비렁길,

절벽 아래 물빛은 맑고,

바람은 파도를 따라 흐른다.

 

굽은 길마다

사람의 시간이 머물고,

파도는 조용히 이야기를 남긴다.

 

노을이 바다를 덮을 때,

섬은 고요히 빛을 품고,

어선 한 척, 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희망을 열어가는 여수인터넷뉴스

기사제보/취재요청 061) 691-7500

여수인터넷뉴스 (hm7737@hanmail.net)

댓글1

스팸방지코드
0/500
  • 선형열
    2026- 08- 28 삭제

    금호도(거무암)에대해서 다시한번 섬의지형과역사와 흐름을소상하게 나열시켜주신데에 너무잘읽었습니다.